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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20년 회고] 굿바이, 2020!

Brilliant Bennett 2020. 12. 31. 21:49

작년의 다짐

정말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어느덧 끝을 향하고 있다. 작년만큼 다이나믹한 해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겪어보니 올해가 더 다이나믹했다. 역시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

 

멋진 사람들에게 항상 건강한 자극을 받는다.

지금까지 매년 회고는 혼자 회고 메모를 작성하는 것으로 끝냈다. 하지만 올해에는 좋은 기회를 통해 여러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모여 회고를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회고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 그 첫걸음으로 2020년 회고를 시작해보려 한다.


올해의 키워드

취업, 투자, 제품

 

취업

첫 취업. 너무 재밌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 자퇴 안 했으면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재밌게 일하고 있다.

 

투자

올해 코로나와 함께 찾아온 투자 열풍에 나도 합류했다. 나스닥 기술주와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장이 좋다 보니 늦게 시작했음에도 쏠쏠하게 재미 봤다. 확실히 IT 쪽에 있다 보니 내가 얻는 정보가 꽤 빠른 편에 속한다는 것을 느꼈다.

 

제품

가장 최근 생긴 관심사가 바로 제품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아직 일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다 보니 나는 "Product"에 꽤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

 


스터디, 개발, 일

올해 여름에 취업하기 전까지 열심히 놀고 쉬려고 했으나 관성의 법칙이 작용한 것인지 여러 일들을 마구 벌려놓았다.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다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벌려놓은 일들을 잘 마무리 짓지 못하는 고질병이 있다. 그래도 요즘은 '내가 정말 완벽하게 끝낼 수 있는 일만 하자'는 마인드셋이 강해져서 나아진 것 같다.

 

Spring Cooler

https://github.com/DE-labtory/sc

이전에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분들과 함께 스프링 프레임워크와 DDD(Domain Driven Design)를 공부하는 스터디를 기획했다. 스프링은 공부해본 적이 없었고, DDD도 공부가 더 필요했기 때문에 나에게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스터디를 기획했다. 스터디 구성원 모두 열심히 잘 준비해주신 덕분에 잘 진행되었다. 다만 내가 스터디 형식이나 체계를 더 명확하게 잡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스터디 책으로 사용했던 "토비의 스프링 3.1"과 "도메인 주도 설계 구현"을 먼저 공부하고 기획했으면 더 수월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멋진 스터디원들 덕분에 매주 스터디 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재밌게 진행할 수 있었다. 

 

NEXTERS 16기 이끼팀

NEXTERS 16기 이끼팀

대학원 자퇴 후에 개발 공부와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넥스터즈 16기 활동에 참여했다. 나는 백엔드 개발자로 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팀 빌딩 이후 서비스 기획을 구체화하다 보니 백엔드 기능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팀에 백엔드 개발자가 3명이나 있었기 때문에 서비스에 억지로 백엔드 기능을 끼워 넣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을 핑계로 스스로 아쉬운 모습들을 보였다. 먼저, 서비스에 더 많은 애정을 주지 못한 점이다. 백엔드를 위해 들어간 기능이 사용성을 해치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묵인했다. '그때 더 열심히 고민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에 반성이 많이 됐다. 또 다른 아쉬운 모습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게 아쉬웠고 팀원들에게 매우 미안하다. 많이 못한 게 제일 후회되고 반성하고 있는 점이다.

 

이끼팀의 할로윈 파티

그럼에도 좋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주고 각자 열심히 해주며 재밌게 굴려간 멋진 이끼팀 팀원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

 

iOS 외주

취업 준비하기 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외주로는 처음으로 iOS 개발을 맡았다. 약 2달간 진행되었고 개발자와 클라이언트를 연결시켜주는 업체가 PM 한 분을 붙여주셔서 일정 조율 등을 해주시는 특이한(?) 구조였다. 

 

클라이언트 회사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 중이었는데, 개발된 안드로이드 앱 시연 영상을 보내주며 iOS 개발을 의뢰했다. 이걸로는 도저히 개발할 수 없어서 디자인 파일을 달라고 요청드린 끝에 안드로이드 앱에 사용된 디자인 파일을 받을 수 있었다. 일단 여기서 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너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앱도 같이 개발되면서 요구사항이 몇 가지 추가되었다. 이걸 잘 잘라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게 아쉬웠다. 그리고 작업 기간도 늘어나면서 취업 준비도 같이 미뤄지게 되어 시간이 떠버린 게 아까웠다.

 

한편, 외주를 하면서 제대로 swift를 공부해보니 정말 모던한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때 그 언어가 가지는 패러다임이나 컨셉을 공부할 때 재미를 느끼는 데 swift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재밌었다. 하지만 프론트 개발은 역시 내 취향이 아니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취업

2020년, 나에게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신분이다. 작년에 대학원 자퇴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휴학의 보상 심리로 약 반년 간 휴식기를 가지다 여름에 취업을 하며 일을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드디어 내 국방부 시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력서

= 제발 저를 뽑아주십시오!

'나라는 사람이 정말 애매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 들면서 가장 많이 현타 왔던 시기가 바로 이력서 적는 시기였던 것 같다. 개발 프로젝트(특히 스프링 등의 프레임워크를 이용한) 경험은 별로 없고,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거의 대부분이다 보니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이 가능한가 싶었다. 그래도 신입 개발자임을 감안해보면 프로젝트 경험이 또 적은 건 아닌 것 같으면서도... 자꾸 이런 딜레마에 빠졌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력서를 적으며 대학 생활 4년과 대학원 생활 1년을 돌아볼 수 있었고, 취업 후 일할 때에 어떤 마음가짐과 목표로 일해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었던 같다. 앞으로도 1년마다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면접

지금까지 살면서 면접 경험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면접처럼 딱딱한 자리에서 정말 긴장을 많이 하는 타입임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취업 면접이라니..?! 그래서 최대한 전략적으로 생각했다. 붙어도 갈지 말지 고민할 것 같은 회사부터 시작해서 제일가고 싶은 회사 면접 순으로 취업을 마무리 하자! 면접을 거듭하면서 경험이 하나씩 쌓여갔고 여유도 생겼던 것 같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이 나한테 남은 게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분명 이거 배웠던 건데', '아 이거 뭐였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 면접 준비하는 시간이 나의 빈틈을 메꾸는 시간이 되었다. 다행히 넥스터즈에서 운영진을 하면서 면접관 입장으로 면접을 겪어본 경험이 꽤 유용했던 것 같다.

 

그리고 면접을 보다 보니 덜 긴장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터득한 것 같다. 긴장이라는 게 사람 심리다 보니 안 하고 싶어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면접을 계속하다 보니 질문과 답변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게 느껴졌고 이 순간부터 점차 긴장이 사라졌다. 긴장이 사라지니 면접관이 궁금한 것은 어떤 것이고, 내가 가진 답변 중에서 적절한 답변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말해야 제일 효과적일지 생각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래서 마지막 면접은 정말 편안하게 보고 온 것 같다. 긴장이 제일 적었던 면접이라 그런지 스스로 생각하기에 제일 잘 본 면접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A와 B

취업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큰 조직보다 스타트업과 같이 작은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큰 조직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도 많지만, 스타트업 같은 작고 치열한 조직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훨씬 값어치가 크다고 생각했다. 또, 작은 조직에서 큰 조직으로 옮기는 것은 실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큰 조직에서 작은 조직으로 옮기는 것은 꽤 큰 용기를 필요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미래에 (얼마나 먼 미래일지는 모르겠지만) 창업을 하거나 초기 멤버로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으로 가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결론을 냈다.

 

그럼 스타트업 중에서 어디를 가야 할까? 여러 회사가 있었지만 결국 2개의 회사가 고민됐다. A는 이전에 프로젝트를 같이했던 형들이 다니고 있는 회사였다. 투자 없이 2년째 회사가 수익을 내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블록체인 시장을 생각하면 꽤 유망 있는 회사다. B는 카카오 출신의 개발자분들이 창업하신 회사로 Y Combinator의 batch 프로그램에도 선정되었던 회사다. A는 이전에 같이 함께 했던 팀원들이 있고 시장의 잠재력이 꽤 큰 점이 메리트였고, B는 시니어 개발자가 계시고 개발 친화적이며 밝고 행복한 분위기가 메리트였다. 출근 3일 전까지 두 회사를 고민했을 정도로 어려웠다. 결국 함께 했던 팀원들이 '앞으로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좋은 팀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A를 선택하게 되었다.

 

회사 B는 나에게 딱 일주일만 출근해보고 결정하라고 하시며 맥북을 주문하셨다.

운이 정말 좋게도 A와 B 모두 내 잠재력을 알아봐 주셔서 매우 감사드린다. 취업이 길어지면서 심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컸는데 이 두 회사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회사

8월 이후, 내 생활의 대부분은 회사와 함께 하고 있다. 좋은 동료들과 멋진 제품을 재밌게 만들고 있다. 

 

입사 초기에는 스스로 자만했다. 나는 잘할 수 있고 더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은데 나에게 주어진 태스크가 그런 것들을 보여주기엔 작은 태스크라고 생각했다. 옆에서 동료들이 너무 바쁘게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 일들을 가져가서 팀원들의 부담을 덜어내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자만심 가득한 생각인 것 같다.

 

입사 한 달 후, 패닉이 찾아왔다. 저렇게 자만했으면서 막상 내가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가 느리다고 생각됐다. 자만했다는 것과 잘하고 있지 못한다는 이유로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가득했다. 성장하려고 온 회사에서 성장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절망적이었다. 다행히 동료들의 도움(위로, 조언, 경험담 등)으로 이 패닉에서 잘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걸려있는 기대감, 나의 욕심, 그리고 조급함의 콜라보였던 것 같다. 이때의 경험을 교훈 삼아 자만하고 있지 않은지, 성장하고 있는지, 성장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는지 등을 경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 들어 PO(Product Owner) 욕심이 생겼다. 내년엔 엔지니어로서의 성장과 더불어 PO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를 하는 게 목표다.

 

"열심히 하는 게 나의 무기였고 그렇게 하면 될 줄 알았기에 열심히 했다.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잘하는 게 중요했다. 왜냐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똑똑하면서 나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좋은 선배이자 같은 팀 멋진 동료) 개발자 T

생활

이사

다이나믹했던 안암 라이프를 끝내고 노량진으로 이사했다. 학부 때 다니던 학교와 가까우서 그런지 마음의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회사에서 사택 개념으로 보증금과 월세를 지원해주어서 같은 회사를 다니는 형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가끔은 중국 해커 공장(?)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너무 재밌고 행복하게 코딩하며 살고 있다.

 

지름

2019년형 맥북프로 16인치

내 밥줄을 바꿨다. (회삿돈 좋아!) 2년 채울 동안 애플 실리콘 맥북이 안정화되기를!

 

애플워치 SE

예전부터 그냥 사고 싶었던 애플워치! 운동을 안 해서 무용지물인 게 아쉽지만 코로나가 괜찮아져서 운동에 재미 붙이는 데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아이폰 12 미니

3년간 쓰던 아이폰 8을 드디어 떠나보냈다. 이번 12 시리즈 너무 예쁘다. 특히 미니는 한 손에 쏙 들어와서 더.

 

쓰고 보니 애플 농장만 커진 한 해였다.

 

운동

북한산과 관악산

올해 등산 열풍이 불었던 것 같다. 나도 이 열풍에 잠깐 합류했다. 

 

갔던 등산들이 너무 재밌어서 주기적으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운동을 찾아보았다. 수영, 테니스, 클라이밍이 그 후보였고 마침 집 근처에 클라이밍장이 있어서 클라이밍을 다니려고 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계속 미뤄지고 있다. 부디 내년에는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여행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 여파로 여행을 못 간 게 너무 아쉽다. 특히 취업하기 전 반년에 가까운 시간들은 여행 가기 매우 좋은 타이밍이었는데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해서 안타깝다.

 

강릉

강릉 여행

작년에 공개 SW 개발자 대회 상금으로 강릉 여행을 갔다. 언제나 그랬듯 낮에는 코딩 밤에는 술 먹는 여행. 재밌고 맛있는 여행이었다.

 

제주도

제주도 여행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형들이 후원금(?)이라는 개념으로 돈을 모아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갔다 왔다. 후원금 덕분에 나는 비행기 값만 내고 3박 4일의 초호화 코딩 여행을 갔다 올 수 있었다. 매번 형들에게 얻어먹어서 매우 감사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취업도 했고 회사 온보딩도 끝났으니 한번 거하게 은혜를 갚으려 했으나 코로나가 말썽이다. 항상 형들께 감사한 마음이며 내년에 더 크게 보답하고 싶다.

 


돌아보며

올해도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경험을 하며 배우고 성장했다. 앞으로 또 새롭게 마주할 많은 사람들과 경험이 기대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해다. 항상 내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내년엔 좀 더 감사함을 표현하고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끝으로 작년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면, 올해에는 내가 뭘 하고 싶은 사람인지 깨달은 것 같다. 내년엔 내가 하고 싶은 걸 이루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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